水路夫人은 얼마나 이뻤는가?
- 서정주
그네가 봄날에 나그네길을 가고 있노라면,
天地의 수컷들을 모조리 惱殺하는
그 美의 瑞氣는
하늘 한복판 깊숙이까지 뻗쳐,
거기서 노는 젊은 神仙들은 물론,
솔 그늘에 바둑 두던 늙은 神仙까지가
그 引力에 끌려 땅 위로 불거져 나와
끌고 온 검은 소니 뭐니
다 어디다 놓아 두어 뻐리고
철쭉꽃이나 한 가지 꺾어 들고 덤비며
청을 다해 노래 노래 부르고 있었네.
또 그네가 만일
바닷가의 어느 亭子에서
도시락이나 먹고 앉었을라치면,
쇠붙이를 빨아들이는 磁石 같은 그 美의 引力은
千 길 바다 속까지도 뚫고 가 뻗쳐,
징글 징글한 龍王이란 놈까지가
큰 쇠기둥 끌려 나오듯
海面으로 이끌려 나와
이판사판 그네를 들쳐업고
물 속으로 깊이 깊이 깊이
잠겨 버리기라도 해야만 했었네.
그리하여
그네를 잃은 모든 山野의 男丁네들은
저마다 큰 몽둥이를 하나씩 들고 나와서
바다에 잠긴 그 아름다움 기어코 다시 뺏어 내려고
海岸線이란 海岸線은 모조리 모조리 亂打해 대며
갖은 暴力의 데모를 다 벌이고 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