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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수로부인'

水路夫人은 얼마나 이뻤는가?

 

                    - 서정주

 

 

 

그네가 봄날에 나그네길을 가고 있노라면,

天地의 수컷들을 모조리 惱殺하는

그 美의 瑞氣는

하늘 한복판 깊숙이까지 뻗쳐,

거기서 노는 젊은 神仙들은 물론,

솔 그늘에 바둑 두던 늙은 神仙까지가

그 引力에 끌려 땅 위로 불거져 나와

끌고 온 검은 소니 뭐니

다 어디다 놓아 두어 뻐리고

철쭉꽃이나 한 가지 꺾어 들고 덤비며

청을 다해 노래 노래 부르고 있었네.

또 그네가 만일

바닷가의 어느 亭子에서

도시락이나 먹고 앉었을라치면,

쇠붙이를 빨아들이는 磁石 같은 그 美의 引力은

千 길 바다 속까지도 뚫고 가 뻗쳐,

징글 징글한 龍王이란 놈까지가

큰 쇠기둥 끌려 나오듯

海面으로 이끌려 나와

이판사판 그네를 들쳐업고

물 속으로 깊이 깊이 깊이

잠겨 버리기라도 해야만 했었네.

 

그리하여

그네를 잃은 모든 山野의 男丁네들은

저마다 큰 몽둥이를 하나씩 들고 나와서

바다에 잠긴 그 아름다움 기어코 다시 뺏어 내려고

海岸線이란 海岸線은 모조리 모조리 亂打해 대며

갖은 暴力의 데모를 다 벌이고 있었네.

by Milkway | 2008/02/04 07:17 | 수로부인 글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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