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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 제2권 <수로부인>조

(『삼국유사』 제2권 <수로부인>조)

 

 

 

* 원주: 통일신라 성덕왕 때의 이 미녀 수로는 가위(可謂) <경천(傾天)·경해(傾海)·경국지색(傾國之色)>까지가 되는 것이니, 중국에서 옛부터 왕소군이니 서시니 조비연이니 양귀비니 하는 미녀를 보고 <경국지색>이라고 홑으로 표현해 온 따위는 우리 수로의 미의 표현의 발꿈치에도 감히 따르지 못할 일이었던 것만 같도다.

           그리고 『삼국유사』나 그 밖의 옛 역사책에서 이런 류의 이얘기들을 읽는 학생들에게 특히 간절히 당부하고 싶은 것은 "용이 바다 속으로 업고 들어갔으면 어떻게 살아 남지? 그러니 이런 건 현대와는 관계가 있을 수 없는 케케묵은 옛날 이얘길 뿐이란 말이야" 어쩌고 해 버리지 말고, "일테면 그럴 만큼 이뻤었다"는 상대(上代) 은유의 은근한 맛을 이해해 맛보아 내야 한다는 것이다.

 

 



헌화가(獻花歌)와 해가(海歌)

해가사(海歌詞)
서정주 ▷ 수로부인(水路夫人)의 얼굴 -美人을 사랑하는 新羅的 語法 -
서정주 최종수정 : 0000-00-00 00:00:00  
 


1

암소를 끌고 가던
수염이 흰 할아버지가

그 손의 고삐를
아조 그만 놓아 버리게 할만큼,

소 고삐 놓아 두고
높은 낭떠러지를
다람쥐 새끼같이 뽀르르르 기어오르게 할만큼,

기어 올라 가서
진달래 꽃 꺾어다가

노래 한 수 지어 불러
갖다 바치게 할만큼,

2

亭子에서 點心 먹고 있는것
엿 보고
바닷속에서 龍이란 놈이 나와
가로 채 업고
천길 물속 깊이 들어가 버리게 할만큼,

3

왼 고을안 사내가
모두
몽둥이를 휘두르고 나오게 할만큼,
왼 고을안 사내들의 몽둥이란 몽둥이가
한꺼번에 바닷가 언덕을 아푸게 치게 할만큼,

왼 고을안의 말씀이란 말씀이
모조리 한꺼번에 몰려 나오게 할만큼,

<내 놓아라
내 놓아라
우리 水路
내놓아라>

여럿의 말씀은 무쇠도 녹인다고
물 속 천리를 뚫고
바다 밑바닥까지 닿아가게 할만큼,

4

업어 간 龍도 독차지는 못하고
되업어다 江陵 땅에 내놓아야 할만큼,
안장 좋은 거북이 등에
되업어다 내놓아야 할만큼,

그래서
그 몸둥이에서는
왼갖 용궁 향내 까지가
골구루 다 풍기어 나왔었었느니라.





견우노인 또한 평소에 자암과 교유하던 사이라 선듯 수로의 청을
들어 나서기는 했으나,자암의 회한(回翰)을 얻지 못하고 빈 손으로
돌아오게 되니 멋적어 철쭉 한 가지를 꺾어 그녀에게 바치며 노래하
기를

자암 곁에
모시던 손

이제 암소 먹이는 일도
다 그만 두고

날 두렵게
여기지 않으신다면

곶 것거
받드리이다.

  이를 후세 사람들은 헌화가(獻花歌)라 이르더라. 어떻든 이로부터
노인은 끌던 소도 버리고 수로의 일행을 따라 가는데 한 이틀쯤 걷다
가 시종들이 잠든 밤에 몰래 부인을 업고 운허사를 향해 달려가것다.
마침 그믐 달빛에 눈을 씻던 자암이 문득 그 기(氣)를 잡자 장삼(長
衫)으로 산등성이를 내려치며 날아와서 수로를 앗아 흑룡동(黑龍洞)
암굴(巖窟) 속으로 사라지더라. 급히 되돌아온 노인이 이르기를 해룡
(海龍)이 그 갈기 위에 부인을 싣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하더라.
  순정공이 바다를 향해 발을 굴러 서 있기를 사흘쯤 한 후 노인이
공 앞에 나아가 뭇 입은 쇠도 녹인다 하였으니 경내의 백성들을 모아
흑룡동 언덕을 막대로 치며 노래를 지어 부르면 바다 짐승도 또한 두
렵게 여기지 않겠는가?고 하였다. 이에 노인의 말대로 언덕을 치며
노래를 부르니 사(詞)에

龜乎龜乎出水路
掠人婦女罪何極
汝若방逆不出獻
入網捕掠燔之喫

  아침 안개 걷히는 흑룡동 암굴 위에 수로가 선녀처럼 드러나거늘
공이 달려가 붙들고 해중(海中)의 일을 물으니 수로 대답이
『칠보궁전(七寶宮殿)에
산해진미(山海珍味)
인간세(人間世)에 못 보던
맛이더이다』
노인이 곁에 서 있다가 큰 기침을 하며 일행을 재촉해 길을 떠나더라.
 
  
 
 

    ⊙ 발표일자 : 1980년11월   ⊙ 작품장르 : 현대시

by Milkway | 2008/02/04 07:19 | 수로부인 글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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