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로부인(水路夫人)의 연사(戀史)
임보(林步)
삼국외사(三國外史)에 의하면 수로(水路)는 평소 방장산(方丈山)
운허사(雲虛寺)에 자주 드나들었는데 이는 자암존사(紫巖尊師)의 설
법을 즐겨 들으려 함이더라. 수로가 부군(夫君) 순정공(純貞公)을 따
라 임지로 가던 중, 방장산록을 지나며 자암을 못 잊어 詩 한 수를
지어 이를 전하려고 사자를 구했으나 적당한 사람이 없거늘 지나가는
견우노인(牽牛老人)을 붙들어 은밀히 청하더라. 詩에 曰
천 길 단애
바위 서리에
피온 철쭉도곤
닿기 고된 님하,
온 산과 들히
가람되어
나를 따르는데
그대 붉은 바위
홀로 올올함은
전세에
심은 한(恨)
사랑으로
태움인가?
아소, 님하,
이승에 못 닿을 사랑이면
만 길 바닷물결 끌어다
이 가슴
메우고져.